메타(Meta)가 코딩 인터뷰에서 AI 도구 사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. Anthropic도 비슷한 실험을 하고 있고, CoderPad 기준으로 이미 전체 인터뷰의 20~30%가 AI 보조 형태로 진행된다. "그러면 알고리즘 안 외워도 되는 거 아냐?"라고 생각했다면, 현실은 정반대다.
Copilot 켜놓고 치는 시험이 더 어렵다
직관적으로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.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데 왜 더 어렵냐고.
이유는 간단하다. 출제 측이 AI가 뚝딱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더 이상 내지 않기 때문이다. 전통적인 코딩 테스트에서 "이 배열에서 두 수의 합이 target인 쌍을 찾아라" 같은 문제는 이제 워밍업도 안 된다. GPT한테 물어보면 10초 만에 해시맵 풀이가 나오니까.
대신 등장하는 문제 유형이 있다:
다단계 시스템 설계 + 구현 혼합: "이 API의 rate limiter를 설계하고, sliding window 방식으로 구현하라. 단, 분산 환경에서의 동기화 이슈까지 코드로 처리하라."
불완전한 스펙에서 의사결정: 요구사항이 일부러 모호하게 주어진다. 면접관에게 질문해서 스펙을 좁히는 과정 자체가 평가 대상이다.
기존 코드 리팩토링: 500줄짜리 레거시 코드를 주고 "성능 병목을 찾아서 개선하라"는 식. AI가 코드를 생성하는 건 잘하지만, 남의 코드를 읽고 문제를 진단하는 건 아직 부족하다.
그래서 알고리즘은 필요 없는 건가?
아니, 오히려 더 깊어졌다.
구글은 여전히 모든 채용 공고에 "자료구조와 알고리즘 경험"을 명시한다. 메타도 AI 보조 인터뷰에서 그래프 탐색, 해시맵 활용, BFS vs DFS 판단 같은 걸 묻는다. 달라진 건 암기 여부가 아니라 적용 맥락이다.
예전 질문: "다익스트라 알고리즘을 구현하세요." 지금 질문: "이 네트워크 토폴로지에서 최적 경로를 찾아야 합니다. 어떤 접근이 적절할까요? 음수 가중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."
차이가 보이는가? 알고리즘 이름을 모르면 AI한테 물어볼 수 있다. 하지만 "이 상황에 어떤 알고리즘이 맞는지"를 판단하는 건 여전히 사람 몫이다. 벨만-포드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다익스트라를 돌리면 AI가 아무리 깔끔한 코드를 짜줘도 틀린 답이 나온다.
핵심 패턴 17개 — Two Pointers, Sliding Window, Binary Search, BFS/DFS, DP, Backtracking 등 — 이건 여전히 외워야 한다. 다만 "이 패턴의 코드를 빈 에디터에서 처음부터 타이핑할 수 있느냐"보다 "이 문제에 이 패턴이 왜 맞는지 설명할 수 있느냐"가 중요해진 거다.
카카오의 조용한 변화
한국 기업 쪽도 움직임이 있다. 2026 카카오 신입공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었는데, 제출 시 전체 테스트케이스 점수를 더 이상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. 시험 중 제공되는 샘플 테스트케이스로만 검증해야 한다.
이게 왜 중요하냐면, "일단 제출하고 점수 보면서 조정하자" 전략이 완전히 막혔기 때문이다. 예전에는 60점 나오면 엣지 케이스를 하나씩 잡아가는 식으로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. 지금은 내 코드가 맞는지 틀린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.
결국 이것도 같은 흐름이다.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코드의 정확성을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능력. AI가 생성한 코드를 그대로 제출하는 게 아니라, 그 코드가 맞는지 판단하는 눈이 있느냐.
준비 전략을 바꿔야 할 것
기존 방식:
문제 읽기 → 알고리즘 떠올리기 → 구현 → 제출
2026 방식:
문제 읽기 → 모호한 부분 정리 → 접근법 비교 → 구현 + 검증 → 왜 이게 맞는지 설명
실전에서 이걸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, 문제를 풀 때 코드를 짜기 전에 "이 접근이 왜 맞는지"를 3줄로 적어보는 것이다. 시간복잡도, 왜 그리디가 아니라 DP인지, 어떤 엣지 케이스에서 깨질 수 있는지. AI한테 코드 생성을 맡길 수 있는 세상에서, 이 3줄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른다.
백준이나 프로그래머스에서 문제를 풀 때도 "맞았습니다"에서 끝내지 말고, 풀이 과정을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해보자. 스터디에서 서로 풀이를 설명하는 게 효과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. 코드는 AI가 짤 수 있지만, 논리를 설명하는 건 아직 사람만 할 수 있다.